토마스 로버트 맬서스

 

 

1.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의 생애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는 1766년에 영국 런던의 근교인 서리주 길드포드에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대니얼 맬서스는 스코틀랜드 출신 경제학자 데이비드 흄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으며, 계몽주의 철학자인 장 자크 루소와도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맬서스는 가족력에 의한 선청성 구개파열이 있는 언청이였으나 일반적으로 대화하는데는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키가 크고 미남형에 달변가였다고 합니다.

집에서 기초교육을 받으며 자란 맬서스는 1784년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지저스컬리지로 진학해 수학연구 및 영어 독법, 라틴어, 그리스어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습니다. 1791년에 박사 학위를 받은 맬서스는 2년뒤 전임 교수로 임명되었으며 1797년에는 성품성사를 받아 성공회의 신부로 서품되었습니다. 그는 앨버리에서 부제로 재임하면서 '인구론'의 초판을 익명으로 발표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맬서스는 '인구론'을 통해 인구의 자연적인 증가량과 식량 증가량이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과잉인구로 인한 식량 부족문제가 발생해 범죄와 빈곤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일명 '맬서스 트랩'을 주장하며 독신, 결혼 연기, 산아제한 등의 해결책으로 출산율을 낮추는 예방적 억제책과 전쟁과 질병, 기근 등으로 사망률을 높이는 적극적 억제책을 제시했습니다. '인구론'은 이후 여섯 차례에 걸쳐 개정 및 보완 후 1826년에 최종본이 완성되었습니다.

1805년에는 동인도회사에서 설립한 인재양성 목적의 학교인 이스트 인디아 컴퍼니 칼리지로 옮겨가 정치경제학 담당 교수를 맡아 상업, 금융, 정치, 역사 등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따라서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는 최초의 전업 경제학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1818년에는 지식인 및 학자들의 모임이자 과학 아카데미의 역할을 하던 영국 왕립학회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맬서스는 1834년에 장인의 집에서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으며, 잉글랜드의 바스 대성당에 묻혔습니다.

 

 

2. 업적 및 평가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는 대표적인 고전 경제학 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로, 그의 이론들은 당대뿐만 아니라 후세에도 여러 분야에 걸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과학 분야에서는 대체적으로 진화론 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영국의 생물학자인 찰스 다윈은 맬서스의 '인구론'을 접한 후에야 진화의 기폭제가 자연도태 및 적자생존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맬서스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상태를 과잉이라는 개념으로 정립하였는데, 당대에는 전혀 조명받지 못했으나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미래의 세계 대공황 사태와 케인스주의의 등장을 예측한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맬서스 이전의 경제학자들은 높은 출산율은 노동인구의 증가 및 자원생산량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경제를 발전시켜 긍정적인 영향만이 있다고 생각했으나, 맬서스의 이론으로 인해 인구 증가가 가져올 부정적인 측면의 영향에 대해 새로운 시각이 제시되었습니다. 그의 이론과 관점은 알프레드 마셜과 데이비드 리카도 등 다른 경제학자들에게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다만 맬서스는 미래에 과학 기술의 가파른 발달로 효과적인 피임방법이 발전하고 값싼 화학비료 및 제초제, 수생 작물 보급 등으로 농업 총생산량이 극적으로 증가하여 인구 증가 현상이 억제되고 식량부족 현상이 해결될 것이라는 점은 미처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경제에서 기술의 발전과 혁신, 제도적 장치라는 요소를 배제하고 완전히 생물학적인 관점으로만 접근해 오류가 발생한 것입니다. 따라서 그가 '인구론'을 통해 주장한 '맬서스 트랩'은 산업 혁명 이후로 사회학과 경제학 분야에서 많은 비판을 받다가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거의 사장되었으나, 여전히 학계 일각에서는 '맬서스 트랩'이 유효하다는 견해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성직자였던 만큼 인구 증가 대비 식량부족 문제의 해결책으로 엄격한 기독교식 도덕과 성적 금욕을 강조하였는데, 이러한 주장이 1834년에 제정된 신구빈법과 빈민법에 반영되면서 의도치 않게 부부의 구빈원 격리수용, 빈민 구제 배척 및 빈곤의 원인을 개인의 나태와 절제 결여로 낙인찍는 악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