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회 비용
현대 경제학에서는 '비용'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여기서 비용이란 바로 기회비용을 말합니다. 기회비용은 여러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했을 때, 그것을 선택함으로써 포기한 것들 중 가장 큰 것의 가치를 의미합니다. 즉 내가 어떤 재화나 자원을 사용해 소비나 생산을 했을 경우, 다른 것을 소비하거나 생산했다면 얻을 수 있었던 잠재적 이익이 기회비용인 것입니다. 기회비용을 고려하는 이유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의 대체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함입니다. 내가 가진 재화나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가치 있게 사용하기 위해 실제로 사용하기 전 기회비용의 계산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물건을 구매할 때 질과 양, 가격 등을 세심하게 비교하며 가장 나은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것이 기회비용 계산의 가장 보편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회비용이 항상 화폐적 가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경제학적 측면에서는 특정 선택을 하면서 소모된 비용을 명시적 비용 혹은 회계적 비용이라고 하며, 해당 선택을 함으로써 포기된 잠재적인 비용을 암묵적 비용이라고 합니다. 기회비용은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의 합계로 계산합니다. 간혹 명시적 비용은 기회비용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으로,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소모되지 않았을 비용이며 다른 선택을 하는데 사용될 수 있었던 잠재적 가치를 지녔으므로 기회비용에 포함됩니다. 또 암묵적 비용을 산출할 때 다른 모든 선택지에 대한 비용을 합산하는 실수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역시 한 번에 두 가지 선택지를 모두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비용이 큰 선택지만을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회계학에서는 부기에 기록되는 명시적 비용만을 비용에 포함시키니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은 곧 선택과 연관된 개념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자신이 이 일을 어느 정도 확률로 성사시킬 수 있느냐는 점 또한 중요합니다. 기회비용을 주장한 오스트리아학파에 의하면 기회비용의 암묵적 비용은 결국 주관적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어떤 경제학자라도 의사결정권자의 관념이나 심리적인 부분의 편익까지 분석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 점을 무시하고 기회비용을 계산하면 1000원짜리 로또복권의 기회비용이 당첨금 10억이라는 오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경제학 교과서 등에서 다뤄지는 기회비용 문제들은 대부분 암묵적 비용이 0이라는 가정하에 풀도록 되어 있으며, 기회비용은 배운 사람이라도 자신이 판단한 기회비용만으로 다른 사람의 의사결정 선택 과정에 개입하는 일는 없도록 해야 합니다. 기회비용은 경제학의 기초 중 하나이고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경제 공부할 때 가장 처음에 배우는 개념이지만 실제로 기회비용의 정의를 해설해 보라고 하거나 문제를 풀어보게 하면 많은 학생들이 헷갈려서 잘못 대답하거나 계산이 틀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회비용의 계산을 연습할 때는 직감적으로 풀기보다는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2. 매몰 비용
매몰 비용은 잠재적 이익에 대한 고려인 기회비용과는 다르게 이미 발생하여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을 말합니다. 미시경제학 이론의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이며, 매몰 비용은 이미 지나간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할 것인가 등의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되지 않습니다. 무슨 수를 써도 회수할 수 없는 통제 불가능한 비용이기에 매몰 비용의 현재 및 미래의 경제적 가치는 0으로 고정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탈러는 '매몰 비용의 오류'를 제시했습니다. 매몰 비용의 오류란, 지금까지의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매몰 비용 때문에 이미 실패했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일에 돈이나 시간, 노력 등을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쉬운 예시로 '쓴 돈이 아까우니 본전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바로 매몰 비용에 집착해 생긴 오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몰 비용의 오류는 일상생활에서 생각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도박으로 잃은 돈을 조금이라도 다시 회수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해서 도박에 빠지거나 계속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공부한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시험 준비를 하는 공무원 수험생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정부 조직 역시 매몰 비용의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이익으로 인한 기쁨과 만족감보다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어 잘못된 판단을 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경제학적으로 보면 매몰 비용에 집착해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시간과 감정 등을 낭비하기 전에 성공 가능성이 높은 다른 시도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태그플레이션 (0) | 2023.12.03 |
---|---|
대공황 (2) | 2023.12.02 |
경제학 연구원 (0) | 2023.11.20 |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2) | 2023.11.19 |
공부하기 좋은 경제학 관련 추천 영화 5가지 (0) | 2023.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