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학의 학파들
오래전부터 경제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사용하는 연구 방법의 기초를 세운 사상이나 관점, 전통 등에 따라 다양한 학파를 구성하고 소속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경제학이 발전해온 역사 속에는 수많은 학파들이 존재했으며, 각각 주장하는 이론이나 가설, 업적 등이 상이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경제학이 다루는 분야 및 현상, 상황 등이 계속 변화해왔기 때문에 어떤 학파가 가장 옳은가, 혹은 어떤 학파의 주장이 가장 실용적이며 적절한가에 대한 논쟁은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려진 경제학 학파는 고전학파, 신고전학파, 케인즈주의, 시카고학파, 제도학파, 신제도학파, 통화주의, 새고전주의 등이 있습니다.
2. 고전학파와 신고전학파
고전학파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말까지 주류 경제학으로 큰 영향력을 가졌던 고전경제학을 지지하는 학파입니다. 고전경제학은 경제사상사에서 최초의 근대적 경제 이론이라고 여겨지고 있으며, 사실상 경제학 최초의 학파라고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중농주의에 영향을 받았으며 중세시대부터 자본주의사회까지 사회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산업혁명의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는지 등을 설명했으며 가치 이론을 정립했습니다. 고전경제학을 정립한 대표적인 학자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주장하는 경제학 원리를 근본으로 삼았으며 그 외에도 토마스 맬서스, 데이비드 리카르도, 존 스튜어트 밀, 요한 하인리히 폰 튀넨, 카를 마르크스 등이 고전학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고전학파는 고전학파의 고전경제학을 계승해 만들어진 학파입니다. 미국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소스타인 베블런의 저서 '경제과학의 선개념'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시장 개입을 주장한 케인즈 경제학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되었습니다. 어떤 집단에 소속된 인원들이 그들의 집단을 위해 일할 때 해당 집단의 최대 이익이 발생한다는 가정을 기반으로 두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신고전학파는 미시경제학을 다루는 주요 학파입니다.
3. 케인즈주의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로 자주 거론되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주장한 케인즈 경제학을 지지하는 학파입니다. 거시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케인즈는 거시경제학을 창시 및 정립한 인물로, 정부와 같은 공공기관과 민간 부문의 협동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혼합경제를 장려했습니다. 케인즈학파는 재정정책을 선호했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통화주의자들과 많은 마찰이 있었습니다. 경제대공황 시절에는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중앙은행의 다양한 통화 정책을 이용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경제를 거시적 관점으로 해석하는 케인즈주의도 단기적인 변수에만 초점을 두었기에 사회 제도의 변화, 기술의 발전 등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취약했습니다.
4. 시카고학파
시카고학파는 1930년대에 시카고 대학의 학생들과 교수진의 경제 연구와 관련된 학파입니다. 엄격한 의미에서 시카고학파는 시카고대학 경제학부 멤버만을 지칭하지만, 크게는 시카고를 기반으로 둔 경제학자들과 건축가들, 사회학자들, 신학자들을 모두 시카고 학파로 부릅니다. 대표적인 시카고학파 경제학자는 밀턴 프리드먼, 조지 스티글러, 로버트 루카스, 게리 베커 등이 있습니다.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모두 연구 및 분석하며, 경제이론이나 수리적 문제보다는 실제적인 현실의 문제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계간의 교류가 왕성한 편이었으나 1950년대에는 케인즈주의가 대단한 인기였기 때문에 주류학파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경제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학파로 전체 경제학자의 30~40%가 시카고학파로 분류됩니다. 1980년도에 영국의 수상 마거릿 대처와 미국의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시카고 학파 이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각 나라의 정책에 반영시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시카고 대학교의 경제학부는 지금도 유연한 사고와 가설을 지닌 교수진들로 많이 구성되어 있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들을 압도적으로 많이 배출하고 있는 학파이기도 합니다.